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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 추천, 리뷰] 프로세스 이코노미

사고의 전환을 만들어 준 책이다. 술술 읽힌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완벽한 결과물을 짠 보여주고 싶어하고, 그 노력의 과정은 여러 이유에서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담 때문에서도 완벽한 결과물을 내기 위한 시작조차 어렵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결과물 (아웃풋)이 아닌 과정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가치, 철학을 추구하는지, 즉 그 일을 하는지가 명확하고, 그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 스토리를 공유하면 점점 사람들의 관심compassion을 불러 모을 수가 있고, 또 그 과정 속에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서 정말 세상에 필요한 아웃풋으로 만들어내는 경험을 할 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 팬을 만들어서 세컨드 크리에이터로 참여시키면 프로세스가 지닌 영향력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다고 덧붙인다.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모이면서 새로운 가치가 파생되고 가치가 쌓이면서 고유의 차별성을 확보해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와도 금세 묻히지 않게 된다.

예전과 달리 지금 세상은 물질적으로는 부족한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물질, 상품을 결과물로써 파는 것은 전에 없던 완벽한 어떤 것이 아닌 이상에야 쉽게 복제될 수 있고 차별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살아남기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반면에 예전보다 회사 소속감이나 공동체가 느슨해진 현 상황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을 어딘가 소속시키고 싶어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brand를 통해 소속되고 싶어하고, 어떤 크리에이터가 전하는 프로세스, 혹은 커뮤니티 내에 참여함으로써 소속되고 싶어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점점 결과물보다는 프로세스를 파는 전략이 중요한 세상이 되고 있고,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Community takes all)"고 이야기한다. 

프로세스 이코노미

 

[1장] 왜 프로세스 인가?

p28-29 - 욕망하지 않는 세대의 등장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행복해지려면 '성취, 쾌락, 긍정적인 인간관계, 의미, 몰입'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략) 하지만 '욕망하지 않는 세대'(30대 이하의 태어났을 때부터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는 부족한 것 없는 세상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취와 쾌락을 얻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이들은 행복의 다섯 가지 조건 중 '긍적적인 인간관계, 의미, 몰입'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욕망하지 않는 세대'는 어떻게 보면 이전 세대보다 훨씬 사치스러워졌다고 볼 수 있다.

 

p34 - 벤츠에는 있고 도요타에는 없는 것

야마구치 슈의 글은 현대인의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의미가 있는 쪽이 더 가치가 높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활용해 비지니스를 해야 할까. 야마구치 슈가 말했듯이 사용가치를 추구한다면 승자의 의자는 오직 하나뿐이다.

단 하나의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든지, 아니면 의미가치에 눈을 돌려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한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용가치 혹은 의미가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품은 금방 도태되고 만다.

그리고 의미가치를 선택한다면 사람들과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상품의 의미를 전달하는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p38 - 품질 vs. 커뮤니티,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

이노코 도시유키의 말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서는 누가 봐도 압도적으로 질이 좋은 글로벌 고품질을 추구하거나, 신뢰할 만한 특정 커뮤니티의 강력한 소속감을 바탕으로 한 로컬 저품질을 추구해야 한다. 여기에 중간은 없다.

다만 전자를 선택한다면 막대한 자금과 노동력을 투입해야하는 파워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 후자를 선택한다면 프로세스와 커뮤니티로 품질의 단점을 보완하고, 그 과정에서 참여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p51-55 - 파타고니아에서 굳이 불편한 쇼핑을 하는 이유

근대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마켓 4.0'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이론이다.

마켓 1.0 = 제품 중심 마케팅 -> 기능적 가치 홍보

마켓 2.0 = 고객 중심 마케팅 -> 차별적 가치 홍보

마켓 3.0 = 인간 중심 마케팅 -> 참여적 가치 홍보

마켓 4.0 = 경험 중심 마케팅 -> 공동 작업형 가치 홍보

(중략)

상품과 서비스의 기능가치는 점점 빛을 잃고 반대로 '감정가치'와 '참여가치'가 주목을 끈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제품이나 기업의 메시지를 앉아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가치를 창조하는 데 참여하기를 시작했다.

'모든 서비스는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 마켓 4.0의 대표적인 관점이다.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에 참여하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도전하는 것이다.

 

p66 - 싱귤래리티 대학교의 기하급수적 사고

'6D'가 진행됨에 따라 분야를 막론하고 생산 비용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2035~2040년에는 아웃풋 판매 중심의 경제 활동이 끝을 맞이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야 한다.

싱귤래리티 대학교에서는 '기하급수적 사고 Exponential Thinking'를 가르친다. 기술이 발전하면 어느 순간 세상은 기하급수적 가속 페달을 밟은 듯이 순식간에 뒤바뀐다. 우리는 그 변화를 넋 놓고 바라보지 말고 먼저 내다보고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6D' 개념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6D: 1) Digitalization 디지털화, 2) Deception 잠복기, 3) Disruption 파괴적 혁신, 4) Demonetization 무료화, 5) Dematerialization 비물질화, 6) Democratization 민주화

 

[2장] 우리는 언제 프로세스에 공감할까?

p72-73 -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킨 공감 매커니즘

'Self Us Now'라는 이론이다. 오바마는 연설할 때 처음부터 무거운 주제를 청중에게 던지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소소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저는 흑인으로서 비주류의 아픔을 겪으며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제게 자유를 준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비주류의 아픔을 아는 제가 변화를 이끌어가겠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바마는 먼저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인 '나의 이야기'를 말하고,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인 '우리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간 다음, 지금 우리가 움직여야 하는 이유인 '지금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대통령 후보의 성장사라는 타인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느끼게끔 유연하게 화제를 전환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이다.

이 이야기와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Self Us Now'라는 이론에 입각한 스토리인 인생의 '프로세스'를 듣다 보면 우리는 타자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동일시하게 된다. "나는 이런 인생을 살았다. 당신도 지금 이런 길을 걷고 있다. 나와 당신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토대로 연대하여 다 같이 변화를 일으키자." 즉, 자신의 이야기인 프로세스를 공유함으로써 듣는 이의 공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을 향한 열광을 집단 전체를 향한 열광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p77 - 이야기로 감정에 호소하라

인간의 행동은 '감정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함께 씀으로써 결정된다. 커너먼은 감정적인 프로세스를 따르는 사고 구조를 '시스템1'로,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따르는 사고 구조를 '시스템2'로 불렀다. 아무리 지적 능력이 우수한 교양인이라도 24시간 내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는 없다. 또한 인간은 논리적 사고인 '시스템2'보다 감정적 사고인 '시스템1'을 따르는 경우가 더 많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 이치와 근거를 따지며 아무리 논리적 사고에 호소해봤자 효과는 크지 않다. 그보다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공유해서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감정적 사고를 자극하는 편이 변화에 더 효과적이다. 이때 감정적 사고를 자극하는 요소는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와 서사'다.

 

p79-80 - 마음을 사로잡는 시그니처 스토리

브랜드 경영론의 대가인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는 그의 저서 "Creating Signiture Stories"에서 브랜드에는 반드시 '시그니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스토리'란 기업이나 서비스를 대표하는 상징적이고 특징적인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를 강력하게 내세우면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중략) 듣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브랜드와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와 서사를 언어화해야 한다. 이로써 고객들은 기꺼이 모험에 함께할 동료가 되어준다.

(중략) 프로세스를 공유하면 처음에 느꼈던 '공감'이라는 감정이 더욱 강해져 '열광'이라는 단계로 나아간다. 브랜드를 향한 '애착'은 이 브랜드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어져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또 팬들의 수동적인 '신뢰'는 능동적인 '응원'으로 발전한다. 결국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p81 -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은 무엇인가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움직이는 원동력 중 하나는 '이타심'이다. 그리고 이타심의 바탕에는 공감이 깔려 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목표 아래 서로 협력해나갈 때 성립한다.

(중략) 사람이 느끼는 감사함을 두 종류로 나누었다.

1) 은혜적 감사함: 다른 사람이 뭔가를 주거나 어떤 일을 해주었을 때 생기는 마음. 어떤 행동 Doing에 의해 나타나는 감정

2) 보편적 감사함: 존재 Being에 감사하는 마음. 세상 모든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는 상태

(중략) 반면 보편적 감사함을 느끼는 이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의식하고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늘어난다. 보편적 감사함으로 더 많은 사람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자연스럽게 부차적인 이득도 따르는 셈이다.

 

p85 - 하이네켄 광고가 보여주는 프로세스의 힘

하이네켄 광고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데 프로세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게에 아주 좋은 자료다. 유튜브에 <Open Your World>라고 검색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과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우리는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인간 본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말의 뜻이다.

 

[3장] 단 하나의 '정답'을 버리면 보이는 것들

p93 - 정답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논리를 근거로 정답을 정해두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는 기존의 논리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제는 '수정'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한다. 정답을 도출해내는 데 골몰하기보다는 미완의 작품을 일단 대중 앞에 선보인 다음 그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이다. 요컨대 '정답주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수정주의'로 이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p95 - 성공을 부르는 파랑새는 과정 속에 숨어 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설정형 접근'을 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런 접근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영역에서는 유효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영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개척해나가는 이들은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까?

사라스바티 교수(효과화 이론 Principles of Effectuation)는 성공한 창업가 27명을 연구하여 그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하며 성과를 내는 원리를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1) 손 안의 새 Bird-in-Hand: 지금 가진 자원에서부터 시작하라

2) 허용 가능한 실패 Affordable Loss: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정해두라

3) 크레이지 퀼트 Crazy Quilt: 협력자를 늘려나가라

4) 레모네이드 Lemonade: 우연을 활용하라

5) 비행기 조종사 Pilot-in-the-Plane: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라

 

p101 - 오케스트라형 대신 재즈형 일하기 방식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는 정해진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걸어나가는 오케스트라형이 아니라 어디에 정답이 있는지 모른 채 답을 찾아 떠나는 재즈형 생활 방식과 작업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

 

p103 - 깃발을 처음 세운 자가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다

새로운 정보를 나만 알고 있겠다는 생각은 이미 틀렸다. 정보 자체에는 더 이상 큰 가치가 없다. 오히려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여 동료를 만들고, 프로세스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편이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핵심 정보를 모으는데 유리하다.

(중략) 선두주자에게는 많은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와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여기에 많은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정보는 배로 늘어난다. 결국 처음 깃발을 세운 사람이 가장 많은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다.

 

p108-109 - 프로세스의 자발적 참여자, 세컨드 크리에이터

책의 기획 단계부터 정보를 공개해 세컨드 크리에이터를 만들고 발매된 후에도 화제가 되도록 설계한다면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기획이 세워졌을 때부터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세컨드 크리에이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고 이를 다시 열 배 혹은 스무 배로 불려준다. 정보가 넘쳐나서 특정 상품을 인식시키기조차 어려운 인터넷 세상에서는 자발적으로 정보를 만들어서 확산해주는 이들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p112 - 고객을 사로잡는 인사이드 아웃 방식

다짜고짜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기보다는 권투의 스파링처럼 사전에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상품의 콘셉트를 소셜 미디어에 올려본다. 그리고 구독자들의 반응과 댓글을 참고해서 상품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계한다. (중략) 앞에서 프로세스를 공유하면 다른 사람이 모방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든 기능이나 성능은 복제할 수 있어도 아이디어에 담긴 가치관이나 취향까지는 따라 하기 어렵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취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4장]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어떻게 실천할까?

p117-119 - 프로세스에서 '왜'가 빠지면 쉽게 따라잡힌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라고 해서 단순히 상품의 제작 과정만 공개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세스를 공개할 때는 내 안에 있는 '왜', 즉 이 일을 하는 이유와 철학, 그리고 가치관을 남김없이 드러내야 한다.

'무엇'과 '어떻게'는 일정한 기준으로 측정 가능하며 우열도 가릴 수 있지만 '왜'는 그 사람만의 삶의 방식에 따른 것으로 고유성을 갖는다. 프로세스를 공개하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 즉 나만의 철학을 팬들과 공유할 수 있다.

 

p125 -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애플의 '왜'

나이키가 광고에서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광고를 통해 뛰어난 스포츠 선수를 칭송하며 스포츠의 위대함을 찬양합니다. 스포츠가 나이키 자체이자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스포츠 그 자체나 인간이 가진 몸의 훌륭함을 찬양하는 것이 나이키의 핵심 가치이자 그들의 '왜'인 것이다.

이에 비해 잡스가 애플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 것은 앞서 말한 "우리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세상을 지금보다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는 메시지였다.

 

p131 - 사람들은 '무엇'이 아니라 '왜'에 지갑을 연다

'왜'를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의도는 결코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왜'를 설정해두어야 한다.

 

p134-138 - 라쿠텐 인기 가게의 3가지 법칙

법칙1. 나만의 고집이 있는 소규모 이익집단 -> "이 가게 사장님에게는 독특한 개성과 집념이 있다"

법칙2.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명감 -> "이 가게는 일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법칙3. 작은 실패를 공개하여 약점 드러내기 -> "이 가게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싶다"

라쿠텐은 "쇼핑은 엔터테인먼트다"라고 말한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의 기조에 따라 개성 있는 점포들을 입점시키며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중략)

라쿠텐에서 상품을 사면 이후에 메일로 매거진이 발송된다. 여기에는 가게 주인이 장사를 하면서 겪은 실수담이나 뒷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인이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드러내는 것을 계기로 고객과 주인은 같은 프로세스를 걷는 동료로 관계가 전환된다. 그러면 고객은 '내가 더 많이 주문해줘야지. 그럼 다음에 또 좋은 와인을 구해 오겠지'하고 주인을 응원하게 된다. 이처럼 가게 주인에게 인간미를 느낀 고객은 그 가게의 더욱 열렬한 팬이 된다.

 

p140 - 열정적으로 공감하게 하라

Sympathy vs. Compassion

한편 compassion은 '~와 함께'라는 뜻과 '불타오르는 열정'이 합쳐진 말이다. Passion은 깊이 들어가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수난'이라는 무거운 뜻도 갖고 있다. 예수는 머지않아 골고다 언덕에서 처형 당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세상을 구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목숨까지 걸고 신념을 지켜냈다.

이처럼 열정적으로 "나의 몸은 재가 될지라도 뜻만은 실현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걷겠다고 말해주는 사람, 즉 프로세스를 도와줄 동료가 나타나다. 이런 과정에서 탄생한 공감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p143 - 고객에게 어떤 역할이든 맡겨라

프로세스 이코노미로 모인 사람들도 이와 같은 두근거림을 느낀다. 세상을 변화시킬 서비스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즐길거리를 만들겠다는 꿈을 위해 총알이 없는 전쟁터에서 선장의 지도하에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지닌 가장 큰 가치다. (중략)

바비큐 파티는 돈을 내고 일을 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프로세스 이코노미적인 체험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프로세스 안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역할이 준비되어 있어 모든 사람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사람을 끌어모으려면 우선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나도 여기 있어도 된다"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때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구성원에게 역할을 주는 것이다.

 

[5장]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p157 - 샤오미, 미팬과 만드는 꿈의 스마트폰

샤오미에서는 자사의 상품을 좋아해주는 팬들을 '미팬'이라고 부르며 소중히 여긴다. 미팬이 모인 미 커뮤니티의 회원은 1000만 명에 가까운데, 샤오미는 이곳에 출시를 기획 중인 상품의 정보를 공개해서 팬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정보가 있으면 이곳에서 팬들에게 공개한다. 팬들의 요청이 많았던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사용자들과 함께 꿈의 스마트폰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발매 전부터 잠재 고객이 된다.

 

[6장] 프로세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p185 - 나만의 확고한 기준에 집중하라

창작 활동의 수단으로써 활용했던 프로세스 공개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셈이다. 그러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왜'를 시청자의 반응과 댓글에 맞추려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다.

사람들은 왜 프로세스에 이끌릴까. 이는 그 사람만이 가진 '왜'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그 사람의 '왜'와 '가치관'에 반하고, 자신도 이를 닮고 싶어 한다. 그렇게 때문에 기꺼이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참가자가 되어주고, 나아가 세컨드 크리에이터가 되어 응원해주는 것이다.

 

p188 - 필터 버블에 빠지지 말고 객관성을 지켜라

자신의 프로세스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이 세상의 전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필터 버블 밖으로 나와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피려고 노력해야 한다.

 

p192-193 - 소셜 미디어에 인생을 조종당하지 마라

자신의 의지대로 자율적으로 살아오던 사람이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함정에 빠지면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릴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관객이 주체가 되고, 인생의 방향키를 그들에게 쥐어주게 된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타인이 만들어낸 허상에 잠식되지 않도록 그동안 품어왔던 나의 '왜'를 항상 되새겨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항상 스스로 묻고 되돌아보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197 - Will-Can-Must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로 동료를 모으려면 큰 꿈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해서 우울해하고나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하고 싶은 일(Will)'과 '할 수 있는 일(Can)',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Must)'을 구분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략) 현실에서는 오히려 'Must -> Can -> Will'의 순서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중략) 처음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다른 사람의 'Must'를 도우며 일을 해나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Can'의 일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Can'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Will'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초조한 마음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Will'을 가져다 쓰지는 말자. 일단은 'Must'나 'Can'의 순서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일에 도전해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꼭 맞는 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7장] 프로세스는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무기가 되는가

p207-208 - 과정 자체를 즐기는 EX

'EX'는 가와하라 다쿠미가 처음 사용한 말로 'Entertainment Transformation'의 줄임말이다. 감정을 지닌 생물인 인간이 프로세스에 즐거움을 느끼면 이것이 다양한 가능성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목표를 향해 길을 똑바로 걷기보다는 걸어가는 과정을 즐기자는 말인데, 그러다 보면 그 일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이 전해지면서 다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정답을 찾아서 해결하는데 몰두하기보다는 문제를 즐겁게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결국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p209 - 몰입의 3가지 조건

먼저 내가 잘하는 일이어야 하고, 그것만으로 즐거워야 하며,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잘하는 일을 즐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 일이 어느샌가 이타적 가치와 연결되면 사람은 점점 더 몰입하게 된다.

 

p213-215 - 구글의 '20퍼센트 규칙'과 '마음챙김'

근무 시간 중 20퍼센트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쓰라는 규칙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근무 시간의 20퍼센트를 써보고 그 일이 가능할 것 같다면 정식으로 추진하라는 것이다.

인간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에 대한 후회에 쉽게 사로잡힌다. 하지만 '마음챙김'을 활용하면 이를 잠시 제쳐두고 지금 이 순간의 프로세스에만 집중할 수 있다.

 

p225 - 퍼즐형에서 레고형으로, 인생의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의 정답을 갖고 퍼즐 조각을 맞추며 살아왔다. 정답이 하나뿐이므로 다른 사람보다 빨리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완성될지 모른 채 레고 블록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 더 어울리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즐기면서 레고 블록을 맞춰나가자.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지금 이 순간 행복해하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몰입할 뿐이다. 이러한 열정이 주변을 전염시키면 다양한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스스로도 상상하지 못했던 머나먼 곳까지 나아가게 되고 마지막에는 다른 사람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게 된다.

 

 

'정답 지향주의'에서 '프로세스 지향주의'로

'아웃풋'이라는 마침표 대신 '프로세스'가 이끄는 가능성의 세계로

크라우드 펀딩으로 책이나 음반을 만들기도 하고, 공간이나 상품을 만든다. 여기에 참여한 이들은 남다른 주인 의식을 갖게 된다. 크라우드 펀딩은 소액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라기보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위한 지지자를 모으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마켓 4.0의 시대에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보다 사람을 확보하여 팬덤을 만드는 게 더 강력한 무기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측면에서도, 기업의 브랜딩과 마케팅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