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서는 "직관",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분석, 논리보다는 직관과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석과 논리는 훈련을 하면 기술과 같이 쉽게 발전될 수 있는 영역인 반면, 직관과 감각은 누군가로부터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특히 이러한 감각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p93
구스노키: 직급이 올라갈수록 감각이 커리어의 무기가 되리란 점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특정한 기술을 지닌 뛰어난 스페셜리스트는 수재로서 일을 잘 완수하게 하고, 그 사람대로 자신의 기술을 무기 삼아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감각을 발휘해서 자신이 결정한 방향으로 조직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제너럴리스트는 경영자의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략) 비지니스의 제너럴리스트라면 '돈을 버는' 데 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일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날마다 업무의 일거수일투족이 최종적인 성과로 이어지니까요.
p90
야마구치: 한 개인의 내면에도 천재와 보통사람, 그리고 수재가 있으며, 내면에서도 역시 수재가 천재를 짓누르고 있다고 합니다. 수재는 기술에 의지하려 하고 천재는 감각을 추구하려 합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천재성을 믿자니 두려움이 생겨납니다.
그동안 업무를 하며 남들이 인정해주었던 나의 강점은 분석을 잘하고, 논리적이다라는 부분에 있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직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가설 없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분석을 다한 후 의미를 해석하곤 했다. 그러니 데이터 분석에서 힘을 다 빼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었다.
내가 겪었던 삽질의 시간(아니 시행착오를 통한 내공을 쌓던 시간)이 떠오르면서, 이 책에서 감각과 직관을 강조하는 포인트가 너무 와닿았다.
p45
구스노키: 현실에서는 레고 블록처럼 미리 정해진 부품으로 딱딱 쪼갤 수 있는 문제는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쪼개도 반드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나오거나 헛수고를 하게 되죠. 그래서 얼마나 의미 있게 나누느냐에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독창적으로 쪼개어 분석합니다. 반면에 분석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요소를 전부 쪼갠 다음에서야 그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려고 애씁니다. 이런 사람의 문제 해결력은 10% 정도 밖엔 안 되는 거죠.
야마구치: 무턱대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시사점이나 통찰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헛된 작업, 즉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죠. 문제 해결을 위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고 잡아채는 영감입니다. 이게 바로 감각이고 직관이죠. 날카로운 직관력이 있다면 매우 간단한 분석 한 방으로 강렬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p94
구스노키: 템플릿이 정해져 있는 분석 조사라는 '작업'은 엄청난 흡입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은 잘하지 못해도 일단 작업은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료로서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의 유혹'은 무척 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영도 전략도 아닙니다. (중략) 이런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리 중계자라는 뜻을 지닌 '프락시'라는 말이 딱 와닿습니다. 최종 성과로 이어져야 할 업무가 바로 프락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원래 같았으면 실적을 내기 위해서 전략을 세워야 할 텐데, '분석'이라는 작업이 전략의 프락시가 되고 맙니다.
또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승부처를 찾으라는 말과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을 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마케팅 할 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p83
야마구치: 주어진 경기나 규칙 안에서 오로지 노력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경기나 규칙, 또는 이길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겁니다. (중략)
구스노키: 어느 축에서 승부할지를 자신이 선택한다는 것이군요.
p84
구스노키: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는 일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항상 이런 객관적인 관점이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깃들여 있어요.
또 Chapter 8. 일의 시퀀스가 나만의 전략이 되다. 이 부분도 흥미로웠다.
p117
우선순위 업무(A)를 결정한 뒤, A 업무의 시퀀스에 따라 이후 발생할 업무를 구상한다. 그리고 당장 시행해야 할 우선순위 업무(A)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p145
구스노키: 현재 상황이 X에서 이상적인 상태인 Y에 도달하기까지는 여러 층의 논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거기서 모두가 "그렇지, 좋았어. 우선 이것부터 해보고 최종적으로는 이걸 목표로 하자" 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개연성 높은 논리로 이어진 스토리가 바로 뛰어난 전략의 조건이에요. 논리가 없으면 의미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논리가 서지 않으면 설득력이 부족하고, 결국 모두 동조해주지 않기 때문에 실행까지 갈 수가 없죠. 간단히 말해서 순서의 문제입니다. 경쟁전략은 타사와의 차이를 만다는 것인데 차이의 정체도 결국은 순서의 문제라는 게 오래전부터 제가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야마구치: 하나하나의 행위 그 자체의 차이보다는 순서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군요.
구스노키: 수학에서 순열과 조합을 배우잖아요. 조합에는 시간이 들어 있지 않지만 순열로 기술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따귀-> 포옹'과 '포옹-> 따귀'는 전혀 다른 내용이죠.
p150
야마구치: 스토리에는 반드시 시간이 들어 있죠.
구스노키: '시너지'만 주구장창 외쳐대는 윗분들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시간적 깊이가 있는 직렬 사고를 지닌 사람을 저는 '유능한 시니어'라고 부릅니다. (중략) '우리는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점점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이 일을 하는 동안에 고객도 이렇게 될 겁니다 -> 그래서...' 하고 결론이 나오죠.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사람이 바로 유능한 시니어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감각이 뛰어난 경영자'의 하고 회로죠.
야마구치: 흐름이 있다는 것이군요.
구스노키: 그렇습니다. 사고와 구상에 시간적 깊이가 있을 뿐 아니라 논리로 이어지고 있어요. 어떤 일본 회사가 프랑스 회사를 매수했는데 사업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프랑스로 보냈지만 모두 실패하고 돌아옵니다.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으니 이 문제를 전부 정리해 기록하고, 담당자를 정해서 처리한다는 식으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려고 한 겁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죠.
마침내 마지막 카드인 에이스가 합류합니다. 일을 참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일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지금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쩔 수 없다. 우선은 이것만 철저하게 해 보자. 나머지는 그냥 둬도 좋다. 이 단계만 잘 넘기면 다음 단계가 보일 테니까' 하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업무의 기초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우선은 지금 당면한 일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연쇄 작용으로 인해 다음은 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한 거에요.
이른바 '유능한 시니어'입니다.
현장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리더가 오고 나서 단박에 활기찬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순열로 사고하는 뛰어난 리더에게는 사람이 따르게 마련이죠. 거기에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치나 목표만 보고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따라옵니다.
또 반갑기도 했던 대목은, 감각 있는 사람은 워라밸도 잘 챙긴다는 내용이었다.
p139
구스노키: '일은 일'이라는 구분도 감각 있는 사람의 특징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일하고 있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열정을 지니고 일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국은 일이니까' 하는 약간 냉철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중략)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면 흥미나 관심, 또는 사물에 대한 시야가 편협해지고 일할 때 필요한 감각도 말살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일을 잘하는 감각은 어떻게 길러질까? 우선 제삼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언급으로 이해된다.
p191
구스노키: 항상 기분 좋게 지내고 인사를 빠뜨리지 말라는 말이었어요. 매우 중요한 것이죠.
야마구치: 그건 틀림없이 역량입니다. '행복론'을 쓴 알랭도 '아주 기분 좋은 상태'를 최고의 미덕으로 꼽았으니까요.
구스노키: 그리고 두 번째가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직이나 주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정해두고 계속 주시해서 살펴보는 겁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일을 하고, 왜 이런 일을 하지 않는 걸까?' 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의 감각은 단지 일하는 모습에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메모하는 방법, 대화 상대에게 질문하는 방식, 회의를 이끄는 법, 책상 배치나 식사 습관, 심지어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등이 모든 행동과 생활에 감각이 나타납니다.(p196)
그리고 세 번째는 '고객의 시점에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거래처뿐만 아니라 회사 안에도 고객은 있어요. 내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지, 우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에 맞춰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력보다 전략이 먼저다.
p195
야마구치: 자신이 갖고 있는 대사의 호흡이나 말투, 외모 등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을 어떻게 기획할까를 먼저 고민하는 거죠. 자신이 어떤 포지셔닝과 콘셉트를 지향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연구해 자신만의 강점을 연마하는 노력. 다른 사람에게는 이것이 노력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노력입니다.
따라서 예능인으로서 일류가 되고 싶다면 오로지 만담 연습에만 열중하는 쉬운 노력만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보다 한 수 높은 단계에 있는 노력, 즉 예능인으로서의 전략을 세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구체와 추상 사이의 왕복운동
p213
구스노키: 비지니스란 구체적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구체적이지 못하면 지시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어떤 문제든 구체적인 내용 해결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니까요. 그러므로 생각의 흐름 속에는 반드시 '요컨대 이런 거지'하는 추상화가 일어나서 거기서 얻은 논리를 머릿속의 서랍에 넣어햐 합니다. 감각이 있는 사람은 이 서랍이 무척 충실하지요.
공부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p238
야마구치: 감각이 좋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지금 어떤 지식이 부족한가, 도움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해서 파악하고 있죠. (중략)
구스노키: 자신이 현재 하고자 하는 공부가 혹시 프락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잘 파악해야 합니다.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죠.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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